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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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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인생/행복한시간

우리가족 이야기(1)

여우별 fjqm 2010. 9. 10. 16:48

우리 가족 이야기 (1)

- 와수리 가는길 -

우리 부부는 둘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시골생활을 잘 모릅니다.
우연한 계기로 아시는 분들과 철원와수리에서 주말에 농사를 짓게 된것이 벌써 2년이 되어갑니다.
첫해는 여러가지 실수도 많았고 너무 허술해서 아무 생각없이 벌였다가 너무 힘이 들어
진짜 할일이 아니라고도 생각했었습니다.
이제 2년째가 되니 농사 일기도 필요하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고 점점 재미를 느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8월28일에는 처음으로 사진도 찍어보았습니다.
자연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들이 첫해때와는 조금 다르게 다가옵니다.

처음에는 너무 멀어서 부담이 많이 되었지만~ 물론 지금도 멀긴하지만 ^^
그래도 지금은 하루하루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서 음악도 들으며 주변 경치도 즐기면서 신랑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가는 이시간이 많이 좋습니다.

주변 경치도 진짜 좋아요... 제가 갈때마다.. 감탄해 마지않는 장소가 있는데 그곳은 정말이지
스위스 융프라우 올라가는 길에서 보았던 경치만큼이나 좋은곳이 있어서 항상 와수리를 갈때면
언제 나오나 하는 기대를 하면서 가기도 합니다.
사진은 제대로 찍혀지지가 않아서 이번에는 못올리지만 다음번에는 꼬~옥 올려볼께요..

조금 일찍 새벽에 출발하면 정말 좋아요...


2년의 노하우가 담겨져 있는 고추-

작년에는 아무 생각없이 500그루의 고추 묘목을 심고는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물론 농사짓는 분들은 5,000그루도 심는다지만 주말에만 가서 농사짓는 우리들이 하기에는 너무 벅찼었습니다.
그래서 이번해에는 50그루만 심었는데 또 한가지 실수를 했습니다.

작년에는 너무 싱거운 (매운끼가 전혀 없는) 고추를 심어서 고추가루를 만들어서는 매운 고추가루를 따로
사서 섞어 써야지만 김치를 담글수 있는 종류를 심어서 문제가 되었었습니다. 이번에는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심사숙고하여 특별히 ㅋㅋ  묘종을 사러가서는 " 맛있는걸로 주세요" 라고 말한것이 화근이 되어....
철원에서는 맛있는 고추 묘종을 달라고 하면 아주 매운걸 준다고 합니다.
50그루 심은것이 너무 매워서 어떻게 먹을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집에서 찌개를 끓여 먹을 생각으로 몇개를 따서 썰어서 냉동실에 넣는 작업을 하는데도 너무 매워서
비닐장갑을 끼고 했는데도 손이 얼얼한게 이틀을 갈정도입니다.
감자국을 끓일때 썰어놓은것 몇개를 넣었더니 애들이 어떻게 하얀 감자국이 이렇게 매울수 있냐며
볼멘소리를 하더라구요..ㅎㅎㅎ

언제쯤 제대로 된 고추 농사를 짓게 될지... 그래도 즐거워요~~


들깨 나무들 -

농협이나 마트에서 깻잎은 사먹어 봤지만 이게 나중에 들기름을 만들수 있다는건 작년에 처음 알았어요..
진짜 깻잎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올여름에는 갈때마다 조금씩 따와서 저녁마다 밥을 이 깻잎에 싸서
먹었더니 진짜 몸이 정화되는 기분이예요~ 깻잎향기 정말 좋아요..

들깨는 초보 농사인 저희들을 배신하지 않은 유일한 종목예요~
그저 키가 많이 크기 전까지 잡초들만 열심히 뽑아주면 아주 잘자라고 어디서 그런 고소한 들기름이
나오는지 작년에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들기름을 여덟병이나 만들어 주었답니다.
올해도 기대에 부흥해 주겠죠~~ 작년보다 더 잘되었으니깐 적어도 10병 ㅋㅋㅋㅋ

잡초 정말 열심히 뽑았는데~~

 
이애는 참깨 입니다....

정말 이쁘죠~  올해 처음 지어본 참깨 랍니다.
들깨하고는 정말 다르죠.. 꽃도 너무 예쁘고 꽃 밑으로 보면 깨가 옹기종기 모여 있어요~깨주머니가 보이시나요?
나중에 좀더 자세한 사진을 올려볼께요~

다 영글면 낫으로 배어서 묶어서 햇볕에 잘 말려야 되요.. 너무 익어버리면 깨가 쏟아져서 땅에 다 떨어져
버리니깐 시기를 잘 맞춰서 거둬들여야 한답니다.
들깨 보다는 조금 까다로운듯 해요... 그래도 들깨보다 키도 크게 잘자라서 기대가 되요



속을 알수없는 땅콩 밭이예요.

작년에 우리들에게 가장 흥분을 주었던 작물입니다.
너무너무 이쁘게 잘 자라서 가장 기대도 많이 했고 힘든 농사일에 희망을 주었던 작물인데
그래서 내년에 땅콩을 집중해서 심자고 웃으며 이야기했었어요. ㅎㅎ

그런데 막상 땅밑에는 열매가 별로 없었어요.. 그래도 기를때는 보기가 좋아요
땅밑은 현재로써는 알수 없지만 땅위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단정하고 깔끔해요.
다시한번 기대해봅니다. 찬바람이 불면 수확을 해야지요.


40년 넘게 살면서 올해처럼 고구마순 나물반찬을 많이 먹었던 적은 없었던듯합니다.

고구마를 얻어서 얕은 따에 심었는데 날씨가 추워서 몇개는 죽고 몇개만 살아서 처음에는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그 몇개가 줄기를 이어나가면서 엄청난 번식을 하더니 가장 많이 면적을 차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진짜 땅속에는 고구마가 얼마나 자리를 잡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위에서 보는것 만큼 땅 밑에도 고구마가 많이 열려있어야 할텐데..ㅎㅎ

이런 생각을 하는 시간이 왜이리 행복한지 ~^^~


강력추천 검은콩 농사....

사진은 올리지 못했지만....
올해 처음 콩을 심었어요.. 잡초만 잘뽑아주면 아주 잘자라요..
혹시 콩나무의 맨위에난 순을 삶아서 된장에 조물조물 뭍혀서 나물로 드셔보셨나요.. 정말 특이하고 맛있어요.. 아주 고소해요.
태어나서 처음 먹어 보았는데 우리 가족이 건강해지는 기분이었어요..

중간에 한번 맨윗 부분을 잘라주면 더 잘자란다고 해서 열심히 끝을 땄는데 그걸 살짝 삶아서 나물로 먹으면
좋다는 옆집 아주머니의 설명을 듣고 바로 실천했죠~

검은콩을 서리태라고 하는데 그게 서리를 맞고나서 수확을 하기때문에 그런 이름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나만 처음아는 사실인가요~
이렇게 새롭게 알게되는 소소한 것들도 행복한일들입니다.



예는 옥수수 랍니다.

아주 잘자라지만 조금 성가시고 조금은 지져분한 작물인듯해요.
그래도 저는 옥수수가 너무 너무 좋아요~ 너무 맛있어요~
옥수수 밭을 들어갈때는 꼬옥 긴팔에 긴바지를 잊으시면 후회하게 되요...
옥수수 술이 빨개지고 말르면 그때 수확을 한답니다.

저희 신랑이 제대로 익지도 않은 옥수수를 몇개 수확이랍시고 했다가 욕만 진탕 먹었어요~
옆집 아주머니가 그걸로는 옥수수차를 끓여 먹으면 된다고 해서 집에가져가서 끓여 보았는데
무얼 잘못했는지 조금 맛이 이상해서 아무도 않먹어서 저만 열심히 먹다가 버렸어요~
좀더 연구를 해봐야 될듯해요..

사진에는 없지만 감자 농사는 이번에는 조금 실패인듯합니다. '
씨눈 감자를 반상자를 심었는데 수확도 반상자 정도밖에 못했거든요~
작년에는 그래도 많이 수확한듯한데.. 이번에는 비도 많이 오고 해서 그렇다고 하네요.

아직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또 잘못되고 있는지 조차도 깨닫지 못하고 우왕 좌왕하는 초보 농사꾼들이지만~
아니 농사를 짓는다는 말조차도 진짜 업으로 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한말씀입니다.
농사 정말 힘든일이예요~
쉽게 사먹는 야채 하나하나들이 얼마나 많은손을 거친 농작물들인지 새삼 감사한 마음을 갖게합니다.

힘든일이지만 그래도 자연에서 먹을 거리를 만들고 믿을수 있는 반찬을 만들어서 가족들이 좀더 건강하게
될꺼라고 생각하면 아주 많이 많이 감동스럽답니다.

이제 감자를 수확한 밭에는 배추를 심어서 김장을 하려고 합니다. 
 
우리가족의 좌충우돌 농사일기는 계속 됩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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